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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 언제나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이 'KPI'다. 

 

참고로, KPI란 Key Performance Indicator라고 한다. 매일경제의 정의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출처 : 매일경제 (네이버 백과사전)

매일경제의 정의는 지극히 '은행원' 중심으로 적어놓았는데, KPI가 없는 직장인은 없을 정도로 은행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슈 과장도 KPI가 있으니 말이다. 

 

KPI는 '너의 성과를 무엇으로 측정할 거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기준/지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영업이면 '매출'을, 시스템 개발자라면 'On-Time Delivery'(지연 없이 시스템 개발 완료)를, 시스템 운영자라면 '장애율'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정량적 수치로 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단계를 나눠서 '특정 단계'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다. 만약 기획 업무를 한다면 '어떤 수준까지' 또는 '어느 레벨 보고 통과까지'를 목표로 잡을 수도 있다. 이런 건 회사마다, 업무마다, 부서마다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일하는 회사가 어떻게 하는지는 직접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니 KPI의 정의에 대한 설명은 이 정도만 하겠다.


그렇다면 KPI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위의 KPI를 정하는 일이 연초의 일이라면, 정말 중요한 것은 연말의 일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KPI가 OOO라고 했죠? 자, 어디 한 번 볼까요?"

 

슈 과장부터 이야기하자면 올해 고과 평가는 망했다. 그 이유는 내 업무와 목표는 A였는데 6월 이후로 그 일을 전혀 하지 못하고 B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B 업무를 주는 내 상사가 내 KPI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하물며 B 업무가 내 상사의 KPI도 아니었다. 그냥 그 위위의 사람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상황이었달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내 KPI를 도와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6월 이후로 성과를 낸 게 없네요?"라는 말만 들을 거고 나는 고개 숙이고 나쁜 고과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KPI에 맞게 일을 하라

 

이건 당연한 말이다. 내 KPI가 '매출'이라면 매출이 늘어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맞다. 내 KPI가 '시스템 오픈'이라면 '시스템 오픈'을 해내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슈 과장처럼 매출이 목표도 아닌데 제안서 쓰러 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빨간 날을 다 출근하며 제안해서 사업을 수주했는데도 인정 못 받는 놀라운 해를 맞이하게 생겼다. ^^

 

 

2. 일을 선택할 수 없다면 목표 조정을 요청하라.

 

KPI를 연초에 세웠다면 보통 목표 조정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경기가 어려워져서 연초 목표로 잡았던 매출 목표를 하향해야 하는 경우라든지, 연중에 새로 생긴 어떤 업무 때문에 새로운 KPI를 추가해야 한다든지 등의 사유로 말이다. 하향을 쉽게 수락해주는 상사는 없겠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유가 있다면 조정이 되게 되어있다. 예를 들면, A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B 업무를 하게 됐는데 기존 KPI가 'A 프로젝트 오픈'이 있다면 무의미하지 않은가!?

 

 

3. 버퍼 KPI를 잡아둬라.

 

매해 슈 과장이 하는 일이다. 사실 팀장님이 팀원들에게 권하는 일이다. 항상 돌발성으로 다른 업무를 하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위의 제안 지원처럼...) 그런 KPI를 하나 잡아두는 것이다. (전체 평가 비중 중에 10% 정도?) 이런 경우에는 건 수로 하거나, 동료평가로 하거나, '매출 기여'로 잡거나 여러 가지 지표를 만들어줄 수 있다. 이런 버퍼 KPI는 정성 평가로 하면 가장 좋다. 어떤 경우는 '팀 이벤트 참여/지원'도 KPI가 될 수 있다. 이런 건 팀장의 정성평가로 넘겨두고 연말에 팀장님이 날 이쁘게 봐주기를 기도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 팀장들은 이런 KPI를 만들어두고 본인의 '정성평가' 영역을 만들어줌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기도 한다. ^^ 그러니 본인에게 유리한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그런 버퍼를 두면 좋을 것 같다.

 

 

4. 내 본업을 위해 싸워라.

 

내 KPI가 아닌 일이 나에게 오면 싸워라. 올해 하기로 한 내 업무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연말 내 고과에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필하라는 것이다. 물론 책상을 엎는다든지,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싸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호 간에 인지를 할 수 있는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말도 안 하고 '내 KPI가 아닌 거 아시겠지, 연말에 반영해주시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나가듯이 말을 꺼내서 고과 평가자가 그 사실을 인지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상사가 '그래 알지'라고 하거나 'KPI 조정해서 올려요'라고 하거나 말을 해줄 것이다. 물론 말로 대답한 '그래 알지'가 끝까지 그 효력을 발생하느냐는 그 평가자의 성향에 달려있으니 이건 피평가자가 잘 판단하는 것을 추천한다.

 

 

KPI가 뭐가 중요하냐, 어차피 올해도 바쁘게 일했고 내년에도 일할 텐데...라고 묻는다면... 우리가 왜 일을 하는지 역으로 묻고 싶다. KPI는 내가 올해 한 일에 대한 객관적인 인정을 받기 위한 지표다. 회사와 내가 일하는 목표를 갖고 합의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KPI는 결국 내년 나의 연봉과 성과급과 그 외 많은 것들을 좌우할 존재다. 그러니 KPI를 무시하지 말고, KPI에 맞게 일하자.

 

 

놀랍게도. 회사에서 아무리 재수 없는 사람도, 아무리 적이 많은 사람도, 연말에 KPI를 달성하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된다.

 

2022.11.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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