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보고서를 쓰다 보면(보다 보면) 도저히 일상 대화에서 절대 쓰지 않는 표현을 마주할 때가 있다. 도대체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작성하는 사람은 그 단어만큼 적절한 게 없는 그런 표현... 그 많은 단어들 중에 가장 대표적인 용어, '제고하다'에 대해서 오늘 이야기해보겠다.
'제고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한문 뜻 그대로 提 끌 제, 高 높을 고를 쓴다.
그렇다면 회사에서는 1) 언제, 2) 어떻게, 3) 무엇에 이 단어를 쓸까?
1) 언제
슈과장은 보통 보고서를 쓸 때 어떤 사업의 목적이나 기대효과에 많이 쓴다.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 모두 그런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는 보고서에 그렇게 깔끔하게 모든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를 찾기가 힘들다. 그리고 놀랍게도 모든 사람들이 그 자료를 보면 그 의미를 이해한다.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딱 두 부류를 봤는데 1) 신입사원, 2)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 그 외엔 모두가 다 안다.
2) 어떻게
예시를 들어보자.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 로고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하자. 그 기대효과를 보고서에 작성하면 "로고 변경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 이렇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개선이라는 단어보다 더 강한 의미를 쓰고 싶다고 하면 "로고 변경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라고 하면 된다. 회사 로고를 바꿨는데 이미지 '개선'이라는 건 너무 기대효과가 작아 보인다.
보통 '제고하다'라는 동사형으로는 잘 쓰지 않는다. 보고서에 함축적으로 적어야 하는 필요가 있다보니 회사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용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3) 무엇
제고라는 표현은 보통 추상적인 대상이나, 조금 개선되는게 아니라 획기적으로 좋아진다는 긍정적인 수식이 필요한 대상에 많이 쓰인다.
- 기업 이미지 제고
- 주주가치 제고
- 효율성 제고
- 투명성 제고
- 수익성 제고
- 등등등
회사에서 기대 효과에 '제고'를 이길 수 있는 용어는 없다. 수익 '2배 증대', 이렇게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당신이 보고서에 적어야 하는 단어는 수익성 '제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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