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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메일 수신,참조,숨은참조 넣는 기준

회사 메일을 쓰는 것 중에 가장 어려운 게 수신인, 참조인, 숨은 참조인을 지정하는 일이다.(그 외에 어려운 게 무궁무진하긴 하다.) 누구에게 보내야 하는지 명확히 지시를 받은 것 같은데, 우편처럼 1명을 지정하는 게 아니고 여러 명이 가능하다는 게 첫 번째 딜레마고, 수신인이 있고 참조인이 있다는 게 두 번째 딜레마다. 수신인, 참조인이 여러 명이면 도대체 누구부터 넣어야 하는 걸까. 누구를 대상으로 메일의 어조를 써야 한단 말인가!

 

이번 포스팅에서는 회사에서 이메일 쓸 때 수신인, 참조인, 숨은 참조인 지정하는 법을 이야기해보겠다. (숨은 참조를 비밀 참조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몇 가지는 회사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그래 봤자 경중의 문제) 이메일 한번 잘못 보내면 두고두고 욕먹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실제로 신입이 실수해서 그 신입하고는 일 안 한다고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신입이 그럴 수도 있지, 그 사람이 조금 쫌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도 있으니 유념하도록 하자.


수신인, 참조인, 숨은참조인은 다음의 사람들이다.

 

1. 수신인

내가 보내는 메일을 읽어야하는 사람, 실제로 그 메일에서 요청하는 일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신인이다. 

예를 들어보자.

CASE 1 : 회의 알림 메일을 보내야 한다.

내가 참석요청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고 누가 참석해야 하는지는 이미 지시를 받아서 알고 있다. 이런 경우 참석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신인에 들어가는 것이다. 회의실로 등장해주길 바라는 사람들을 쪼로록 다 수신인으로 넣어주면 된다.

 

CASE 2 : 자료 요청 메일을 보내야 한다.

내가 자료 요청을 해야 하고, 누가 자료를 작성해줘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이런 경우 해당 요청 내용을 보고 자료 회신을 해줘야 하는 사람들이 수신인에 들어간다. 

 

수신인은 이렇게 간단하다.

 

 

2. 참조인

참조인부터 이제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참조인은 보통 가이드를 안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참조인은 안 넣어도 업무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그 사람들은 말 그대로 '참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 잘하는 직원은 참조인을 활용할 줄 아는 법이다. 위와 동일한 예시에 참조인을 넣어보도록 하자.

 

CASE 1 : 회의 알림 메일을 보내야 한다.

수신인은 다 넣었다. 그럼 참조인은 누구일까? 참석하는 사람의 상사다. 신입의 경우 사수가 있지만, 보통 사수를 참조인에 넣진 않는다. 여기에 들어가는 참조인은 '팀장'이다. 참조인에 그들을 넣는다는 건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가 팀장님 소속 팀원에게 회의 참석 요청을 보냈습니다."라고 알려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팀장으로서 그 팀원이 참석하도록 독려해달라는 의미가 되기도 하고, 어떠한 업무에 참여/지원을 하고 있는지 알려드리는 의미도 된다. 그리고 반드시 나에게 일을 지시한 사람(팀장)을 넣는 걸 잊지 말자. 내가 이 메일을 보냈다는 것을 이 사람은 반드시, 그리고 당연히 알아야 한다. 어떻게 보냈는지까지 알아야 한다. 구두로 "보냈습니다~" 할 일이 아닌 일이 회사에는 너무나도 많다.

 

CASE 2 : 자료 요청 메일을 보내야 한다.

자료 작성하는 수신인들의 참조인은 누굴까? 우선 CASE 1처럼 팀장들이 들어간다. 이유는 팀원이 이 일을 하게끔 챙겨주세요 + 팀원이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 있지만, 보통 자료 작성을 다른 팀에서 하게 된다면 그건 팀의 자산일 경우가 높다. 팀장이 모르게 팀원이 어떤 자료를 작성해서 회신한다는 건 때에 따라서는 매우 민감한 일이 될 수가 있다. 그러니 뒤에서 자료를 빼가는 인상을 주기 싫다면 참조에 팀장님들을 넣어드리자. 

만약 여기에서 자료를 작성하는 사람이 있고(수신인), 자료 요청을 해서 취합하는 사람이 있고(발신인=나), 그 자료를 최종적으로 받아야 하는 사람이나 부서가 따로 있다면 그 사람도 참조에 넣는 게 좋다. "내가 이 사람들에게 이런 요청을 보냈습니다~"하고 알려주는 것이다.

 

 

3. 숨은 참조(비밀 참조)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기능이다. 어떻게 보면 안 써도 되는 기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수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숨은 참조다. 숨은 참조로 넣을 사람을 수신/참조로 넣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건 누군가가 뒤에서 욕하는 실수는 아니지만, 메일을 받는 많은 사람들을 곤란하게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CASE 1 : 회의 알림 메일을 보내야 한다.

회의를 하게 된 배경이 팀장님보다 한참 위의 사람이 팀장님에게 지시한 일이라고 치자. Follow-up을 위해 회의를 소집해야 하는데 이때 이 모든 배경은 알지만 일처리가 참 부족한 직원이 참조에 이 한참 위의 사람을 넣었다고 생각해보자. 메일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식겁할 수가 있다. 내가 회의를 한다는 걸 이 한참 위의 사람이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그런 보고는 팀장님이 하면 된다. 말단 직원인 당신이 참조에 넣어가면서까지 알려드릴 필요가 없단 뜻이다. 

하지만, 하. 지. 만. 만약 부서 간 협업이 잘 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던지, 상대 부서가 잘 안 도와줘서 압박을 넣어야 한다면 참조로 넣어도 된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아닌 팀장님 정도는 되는 사람이 메일을 보내는 게 맞다. 괜히 내가 그런 거 보내서 찍히지 말고 "팀장님, 그 메일은 팀장님께서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리자. 당연히 초안은 써드리고 ^^ 

 

CASE 2 : 자료 요청 메일을 보내야 한다.

가끔 프로젝트팀이 있는 경우 프로젝트 팀원을 다 참조인에 넣는 경우가 있다. 그러지 말자. 프로젝트 팀원 중에 필요한 사람만 넣거나 넣지 말거나 해야 한다. 자료 요청받는 사람도, 프로젝트 팀원에게도 이건 TMI다. (TMI 알죠? Too Much Information.) 이런 경우 당신의 이메일을 메일 사서함에서 그냥 삭제하고 끝낼 수 있지만, 비뚤어진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비뚤어진 생각을 당신에게 할 수가 있다.(사람의 생각은 상상을 초월한다.)

프로젝트 팀원이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경우 숨은 참조로 넣자. 내가 이런 요청을 보냈으니 어떠한 일정으로 진행될 거라는 정보를 같이 알려주는 건 나쁘지 않다.


잘못 지정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슈 과장이 목격한 경우를 이야기해보겠다.

 

1. 회의 참석해야 하는 사람이 '수신인'에는 없고 '참조인'에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 결국 그 사람은 너무나도 편안한 마음으로 회의에 들어오지 않았고, 메일을 보낸 사람의 잘못이 되었다. 메일에 '참조인'으로 내 이름이 있는 경우 사람이 그 메일의 내용에 임하는 자세는 완벽하게 제3자가 된다는 점 유의하자. ("난 참조만 해야지 ^^" 이런 자세)

 

2. 참조인에 팀장이 빠진 채 막내가 업무 요청 메일을 보낸 경우가 있었다. 정말, 진심으로, 심하게 대응을 안 해줬다. 그냥 지나가버리는 메일 같은 느낌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당연히 막내는 애가 탔으리라...

 

3. 참조인에 수신인의 팀장이 빠졌다고 추가로 답장이 온 경우도 있었다. 수신인이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의미 없는 내용의 메일 내용을 써서 회신했는데 본인의 팀장을 참조에 넣었다. "팀장님, 저 이런 일 하고 있어요"를 꼭 어필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 

 

4. 자료를 요청하는 메일을 정식으로 써서 달라고 해서 그렇게 보냈는데, 상대팀 팀장님이 그걸 보고 막은 적이 있었다. 팀장님을 참조로 안 넣었으면 나는 원하는 자료를 얻었겠지만 자료를 준 사람은 팀장님께 혼났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팀장끼리 이야기해서 지원은 받았다. 이건 넣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이야기다. 오해 말자.)

 

5. 열 받아서 화풀이하는 메일을 쓰는데 온갖 사람을 다 참조로 넣은 경우가 있었다. 팀장, 담당 임원, 인사팀까지 죄다 넣었던 놀라운 경우였다. 얼마나 화가 나고 억울했으면 그랬을까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그걸 저렇게 해서 얻을 게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실제로 그냥 뒤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욕만 먹고 끝났다.


수신, 참조인이 여럿인 경우 메일은 formal 하게 정중하게 쓰는 것이 맞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 수신인일지라도, 그 메일이 꼬리를 물고 누군가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언제나 유념하도록 하자. (1:1 메일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지만 이건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

 

숨은 참조인을 쓰지 않는 경우라면, 본인이 메일을 일단 수신인 참조인에게 보내고 그 메일을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내가 보낸 메일인데 전달해드릴게요~"같은 거다. 그래서 사실상 숨은 참조가 크게 중요하진 않다. 개인의 취향이라고 본다.

 

수신인, 참조인이 여러 명인 경우 순서를 어떻게 넣을지 고민인 경우, 우선 모두 사내 직원들이라면 직책 순서대로 넣는 게 제일 좋다. 가끔 부서로 그룹핑해서 직책 순으로 쓰기도 한다. A부서 쪼로록, B부서 쪼로록 이런 식으로. 그래야 수신인 참조인 목록을 볼 때 부서별로 보기 쉬울 것 같아서다. 만약 이런 게 매우 민감한 회사라면(이런 회사 꼭 있다. 정말 있다. 간단하게 생각하지 말자.) 꼭 물어보고 가이드를 제대로 받고 하도록 하자.

 

만약 같은 자료 요청 메일이어도, 자료를 만드는 사람들이 같이 회의를 한적도 없고 서로 모르는 사이라면 메일을 나눠서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보통 협력업체에 메일 보낼 때는 따로 보낸다. 내가 누구에게 보냈는지는 알지만, 상대방은 나 외에 누가 받았는지 모르게 할 때는 꼭 나눠서 보내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모른다.

 

그 외에 메일에서 지켜야 할 게 엄청 많지만, 오늘은 이메일 작성 최상단의 내용을 채우는 방법을 다루어보았다. 이메일 잘못 써서 고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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