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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슈 과장은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른 인연들처럼 소중하고 중요하고 동등한 기준으로 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런 포스팅을 한다는 사실이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의외일 수가 있는데,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증거자료로 회사 사람에게 돈 빌려주고 못 받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2021.11.12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오피스라이프 팁] - 회사 사람과는 돈 거래는 하면 안된다

 

회사 사람과는 돈 거래는 하면 안된다

이 말은 경험... 그리고 뼛속에서 우러나오는 후회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그러니 어떠한 이유에서든 이걸 고민하고 있다면 무조건 무조건 무무무조조조거거건 거절하도록 하자. 절대로 회사 사

ebongshurr.tistory.com

 

회사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서는 안된다거나, 그 사람들하고 가까이 지내면 안된다고 주장하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인연은 회사 인연으로서의 특징이 있으니 그 점을 꼭 알아두길 바라는 마음에 쓰는 것일 뿐이다.

 

제목 그대로다. '회사에는 형이란 없다.'

 

간혹가다 보면 "김 과장님이라고 있거든요? 그 분이 사석에서는 형 동생하는 사이인데 진짜 좋아요"라고 말하는 걸 목격하게 된다. "오호라~ 그렇군요"라고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오만가지 생각이 오간다. 그게 마치 나의 회사에서의 인간관계가 더 깊고 특별한 것이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건 당신의 마음이지, 상대방도 그런 마음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당신 둘의 감정이 그러하다 하더라도 회사가 그렇게 끝까지 유지되게 할지는 알 수가 없다.

 

자 그럼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몇가지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1. 나만 개인적으로 대하다가 나만 개인적으로 털리는 경우

 

이런 사람이 있다. 듣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는데(적당히 필터해서 이야기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시시콜콜 여과없이 다 이야기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들을 때는 상당히 재밌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사람에 대한 평가와, 인상과, 감정이 바뀌게 되곤 한다. 분명 일을 잘 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집에서는 참 이기적인 사람인 인상을 준다든지... 멀쩡하게 말을 하던 사람이 자식 이야기와 반려동물 이야기를 할 때 갑자기 '자식 새끼', '개새끼'라는 언행을 한다든지...! 물론, 이 정도는 보통 회사와 개인사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저 사람은 페르소나가 따로 있구나' 하면 되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규위반 행위를 하는 경우. 예를 들면 겸업을 하고 있어서 회사의 수입 외에 다른 수입을 챙기고 있다거나... 다른 장사를 하고 있다거나... 알바를 뛰고 있다거나... 거액의 강의료를 받고 강사로 뛰고 있다거나 하는 일들. 그런 경우에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FM이거나, 발화자와 사이가 안좋다면 바로 신고당할 수가 있다. 경솔하게 회사의 '형'이라고 믿고 이야기해다가 털리는 경우가 이런 거라고 할 수 있다.

 

 

2. 서로 개인적으로 친하고, 계속 친하게 지내고 있으나 상대방이 뒤로 다른 생각하는 경우

 

이런 경우가 엄청나게 많다. 1번의 경우를 만나려면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자기 잘난 맛에 취해 계속 자기 자랑을 해야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로 사이가 좋으면 상대방이 사규를 위반해도 신고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반인걸 알고 같이 비밀을 지켜주는 행위를 하면 했지 상대방의 상황이 나빠지는데에 어떠한 일조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번의 경우는 심심치 않게 마주하게 된다. 나도 그렇지 않다고는 말 못하겠다. (나도 그렇다는 뜻)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나에게 '형' '형'하는 사람이라 모질게 대하지 못하겠고 '동생'으로는 좋으니 잘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도 들어주고, 같이 밥도 먹고, 때로는 술도 마시고, 조언도 해주는 그런 사람. 그러니 '동생'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진정한 회사 '형'이고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일하는 동료'로서 그 '동생'을 평가해달라고 하면 누구보다도 모질게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놀랍게도 이 '동생'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들렸다고 했을 때 절대 이 '형'을 의심하지 못한다.

 

이 이야기가 충격적인가? 하지만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다. '동생'의 입장에 있는 사람은 '형'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으로 잘 이야기 하지 않지만, 이 '형'이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동생'에 대해 부족한 점을 이야기한다. 그게 왜 그런고 하니, 절대적인 정답도 없고 아마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다음의 이유들일 것 같다

 

 

1) '동생'에 대한 평을 요청하는 사람이 애초에 좋은 의도로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동생'을 데리고 일해야하는 사람인데 그 '형'과 친한 경우라면 보통 그 '형'은 '동생'에 대해 여과없이 이야기를 한다. 장점도, 단점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 싸잡아서 나쁜 아이라고 하진 않겠지만, '동생'이 '형'이라 믿고 했던 이야기들까지 반영한 평가를 전달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형'도 사람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사를 구분해서 평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2) '동생'에 대해 잘아는 것이 '형' 자신의 자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OOO? 나랑 사석에서 형 동생 하는 사이지~'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동생'의 비밀이 이 '형'의 자랑이 될 수 있다면 그 과시욕을 못 이기고 '형'이 이야기를 해줄 확률이 높다. 실제로 나한테도 'OOO이 그 때 이래저래 했어. 뭐라뭐라 했었어. 내가 이야기한 건 비밀이야~' 라고 말씀해주신 분이 있다. 그 '동생'인 OOO에겐 그 '형'이 엄청난 존재여서 편하게 이야기했을 때 내 귀에 이렇게나 쉽게 들어온 것이다. 아마도... 자기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 그 비밀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3) 1)에 이어서, 좋은 의도로 찾아온게 아니라면 '형/동생'하는 관계에 선을 그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이 친하잖아~'라고 하면서 누군가 그 '동생'에 대해 물어보러 온다면, 근데 그 사람이 '동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형'은 어떻게 할까? 진짜 지인이라면 동생을 지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의 형/동생이라면, '내가 걔랑 친하지만 우리가 같은 부류는 아니야'를 어필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가 있다. 걔한테 나쁜 이미지가 생겼을 때 그게 나한테까지 온다면 여러가지로 나의 회사생활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와닿지 않는다면.. 예를 들어보자. A 대리가 근태가 엉망이고 출근해서 일도 잘안한다고 치자. B 과장이 볼 때 맨날 C 과장을 불러서 놀러다니는 것 같다. 그러면 B 과장의 눈에는 C 과장도 일을 잘 안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가 있다. 언젠가 B과장이 C과장과 이야기하면서 'A대리가 일을 안하고 맨날 C과장님을 부르는 것 같은데, 둘이 무슨 이야기 해요?'라고 묻는다면, C과장이 눈치가 빠르다면 그 선을 그 자리에서 그어버릴 것이다. "아, A대리가 뭐 고민이 있다고 해서 들어줬어요. 이럴 시간에 일 좀 하라고 잔소리도 좀 했지.하하'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럼 B과장은 '무슨 고민이요?'라고 물을거고, C과장은 일 안하는 이야기보단 그게 반가울테니 그 대화에 집중할 것이다. '그런게 있어~'라고 어설프게 넘어가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자기는 일을 잘하는 선배라는 정당성과 근거를 제공해야 본인의 이미지를 지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형/동생처럼 동생을 지켜주는 선배들도 있다. 실제로 보기도 했다. '내 동생을 지적하는 건 나만 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이 욕하는건 용서치 않아!'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스스로의 능력을 이미 인정 받았고, 주변의 의심에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지녔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날거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 '동생'을 무조건적으로 예뻐하진 않는다. 본인이 말하면 믿고 고칠거라는 어설픈(?) 믿음으로 그 관계를 이어가는 것 뿐이다. 그 '동생'이 자기를 '형'으로 믿고 따르며 말을 듣는 한, 지켜주고 가르쳐주고, 챙겨줄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는 형/동생이란 없다. 나도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나를 믿고 비밀을 이야기해주기를 바라지만, 그 이야기들을 온전히 다 비밀로 간직하진 않는다. 그 후배들의 개인적인 이야기(개인사)나 수치심이 연루된 이야기가 아닌 이상(이런건 절대적으로 비밀을 지킵니다) 회사의 문제나, 고쳐야할 상황에 대한 근거로 작용이 된다면 고쳐야 좋은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말해서 해결이 안된다거나 들어도 약영향만 주는 상사라면 나도 이야기 안한다. 그 상사보다 후배랑 일할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난 후배를 선택한다.)

 

만약 회사에서 진정한 형/동생을 만나길 바란다면, 업무와 연관성이 0%인 사람을 찾도록 하자. 그렇다면 나에 대한 평가를 할 일이 적으니 그나마 이해관계가 형/동생으로 지내가기 조금 더 수월하다. 하지만 그런 관계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생활을 오래하면 오래할 수록 다들 어떻게든 만나서 일하게 된다는걸 깨닫는 요즘이다.

 

아니면 좋은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만 같이해보도록 하자. 속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라고 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필요는 없으니... 더 나은 회사생활을 위한 이야기, 재테크에 대한 고민, 연애/결혼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면 위의 피해를 받을 일은 적을 것이다. (물론, 슈과장은 그런 대화에서도 개인의 가치관이나 성격을 가름하긴 한다. 자기 집 강아지를 개새끼라고 하는 인간하고는 상종을 안하는 것처럼 말이다 ^^)

 

2021.12.2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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