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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 파일 링크가 안 열리는데 새로 보내주시겠어요?"

 

'????'

 

파일이 안 열린다는 메일을 받고 파일을 열어보러 갔는데... 파일이 없었다.

 

등골이 서늘했다. 엄청나게 공들여서 작업한 엑셀 파일이었는데... 클라우드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었다. 삭제할 사람도 없었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내가 어디에 올려놓았는지 모르고 링크만 눌렀을 거라 찾아서 지웠을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파일이 사라진 것이었다.

 

다 뒤졌다. 그래서 휴지통에 온전히(?) 놓여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원래 위치로 복원시켜놓았다. 그리고 휴지통에 내 파일 외에 들어있던 몇 천 개의 파일을 봤다. 무한 스크롤을 하면서 온갖 디렉토리에 있던 파일들이 사이좋게 휴지통에 모여있는 형국을 맞이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거다. '백업을 생활화 하자'

 

클라우드에 올렸다고 믿을 수 없고, 공용 서버를 쓴다고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는 이유야 천차만별인데 결론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백업을 생활화 하자는 것이다. 언제나 중요한 파일은 다른 사람들이 손댈 수 없게 보관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손댈 수 있는 경우 (=백업을 하지 않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CASE 1. 실수로 삭제해버린다.

 

위의 스토리는 실수였다. 자기가 어디에 있는 파일을 지우는지 모르고 신나게 delete키를 누르면서 삭제를 했다. 자기 PC에 통째로 카피한 다음에 필요 없는 파일을 지우는 일을 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통째로 카피한 이유가 이해가 안 갔지만, 그런 건 됐다 치고, 실수로 했다고 해서 화를 누그러뜨리고 상황을 수습하는 데에 전념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사용하고 있는 서버가 1단계 휴지통, 2단계 휴지통을 제공하고 있어서 1단계 휴지통에서 모든 파일을 찾아서 복원시킬 수 있었다.

 

참고로 지운 사람이 복원시키라고 했고... 3시간가량 걸려서 복원을 다 했다고 한다 ^^ 다시는 이런 실수 안 하겠지....

 

 

CASE 2. 삭제는 안 했지만, 수정해서 덮어 씌운다.

 

팀에서 파일을 모두가 열람하다가 보면 다양한 이유로 원본 파일이 손상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복사하면서 수정을 가하는 경우, 아니면 복사한 파일인 줄 알고 수정을 하는 경우... 원본 파일을 수정한 후에 '다른 이름으로 저장'한다고 하면서 그냥 '저장'해버리는 경우 등등... 충격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파일의 수정 시간을 보면 몇 년 전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정 이력이 생기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수정은 안 했지만 저장한 거라면 다행인데 요즘 오피스는 자동 저장을 해버린다.... 찾아다니면서 일일이 자동 저장 옵션을 꺼드릴 수 없으니 파일이 변경되는 걸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수정 못하게 권한을 막을 수도 없고... 

 

참고로 오피스 자동 저장 옵션을 끄고 싶다면 다음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2020.11.27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MS 오피스 활용 팁] - M365 Office 자동 저장 끄는 법 (디폴트 값 변경)

 

M365 Office 자동 저장 끄는 법 (디폴트 값 변경)

오피스가 이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피스 프로그램의 변천사는 길고도 화려하다. 설치 프로그램만 봐도 CD 한 장에 담아 팔다가, 이젠 설치 프로그램도 온라인으로 다운로드하게 되었다.

ebongshurr.tistory.com

 

 

CASE 3. 악의를 갖고, 고의적으로 지우고 잠적해버린다.

 

감히 말하건대 이게 가장 황당한 케이스다. 경험해봤는데... 황당하고... 심지어 복원에 실패해서 분노가 치밀었다.

 

스토리를 이야기하자면, 같은 팀에서 일하다가 다른 팀으로 갈라지게 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공들여서 작업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분이 다른 팀으로 가면서 팀 폴더에서 자기가 작업한 파일이 있는 폴더를 통째로 삭제해버렸다.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분이 다른 팀으로 가고 1달이 지난 이후였는데, 당시에는 백업 기능이 없는 팀 폴더를 사용하고 있어서 7일 이내에 복구를 안 하면 삭제가 되는 체계였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폴더를 통째로 날리게 되었다. 물론, 퇴사를 한 게 아니고 다른 팀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연락해서 '자료 내놓으세요'라고 하면 받을 수 있었지만, '어차피 필요 없잖아?'라는 내부 협의 결과에 따라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분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내가 그전에 그 폴더를 백업해둔 적이 있었기 때문에 웬만한 파일은 다 갖고 있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열어보지도 않았지만.)


에헴. 쨌든, 그래서 나에게 중요한 파일이 있다면 백업을 해두길 바란다. 회사의 시스템을 믿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파일을 날렸을 때 그 피해가 나에게 올 수 있다면 꼭 백업을 하길 바란다. 백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회사냐는 내가 대답해줄 수 없는 일이지만, 백업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니 방법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백업도 중요하지만, 제발 delete와 save는 함부로 막 누르지 말자. 원본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유실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작업할 때 복사본을 만드는 것도 잊지 말고... 잔소리하자면 끝이 없지만, 데이터를 제발제발제발 잘 관리하기를 바란다.

 

2022.03.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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