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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L-E로 생성한 이미지>

 

믿거나 말거나, 회사 동료의 간곡한 요청으로 최근에 리멤버에 프로필을 업데이트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작성한 게 2019년이었는데, 그때 작성했던 프로필을 보면...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어느 프로젝트를 했는지, 고객이 어디였는지도 쓰지 않고 그냥 형식적으로 내용을 채우기 위해 급급해했다. 프로필만 보고도 마음만 먹으면 내가 누군지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괜히 지인이 알아서 이직의사가 있는 걸로 보이기도 싫었다고나 할까. 프로젝트 이력도 개인정보 같아서 공개하기 싫기도 했었다. 그래서... 뭘 했는지 알 수 없게 썼다.

 

하지만 근래에 경쟁사에서 적극적으로 오퍼를 날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 팀의 절반이 오퍼를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 나도 이직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기보단 '나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다 오퍼를 받았는데 못 받은 내가 이상해졌다고나 할까. 다행히(?) 이상한 시선은 '다 받았는데 넌 못 받았어? 넌 별로구나...'라는 건 아니었고 '다 받았는데 넌 못 받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봐'였다. 그래도 기분이 나쁘긴 마찬가지였다. 저 거짓말한 적 없다고요...

 

그래서 주말에 이력서를 마음먹고 업데이트했다. 정말 대공사였다. 내가 이렇게 다 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일들을 했다. 그중에서 명확한 거, 고객사가 있는 거, 자랑할만한 일들을 썼다.

 

그리고 기다렸다. 월요일이 오기를...


역시나 월요일부터 오퍼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이렇게 바로 온다고? 물론 모두가 이야기했던 경쟁사에서 온 건 아니었지만... (거긴 아직도 안 왔다... 다들 링크드인을 통해서 왔다고 하는 걸로 보아 리멤버를 통한 오퍼를 날리진 않나 보다.. 쩝)

 

재밌게 열어봤다. 그리고 또 다음날 온 오퍼를 열어봤다. 오퍼를 보고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겠다 생각하며... (그래도 이번엔 진짜 자세하게 적은 내 최선의 이력서니까...) 그리고 여태까지 열어본 오퍼는 죄다 나를 실망시켰다.

 

오타가 없는 오퍼가 단 한 개도 없었다.


iOT가 아니고 IoT

 


/는 왜 들어가있죠


이건. 오퍼의 문체가 아닙니다.

 


'경력'이라고 쓰고 싶었던거죠...?


소동동은 어딜까요...


 

같은 문장을 두 개를 넣는 건... 복사 붙여넣기의 폐해일까요...?


'기획'이라고 쓰고 싶었던거죠?


 

제 경험이 문제는 아닐 것 같네요. 전 약속 잘 지킵니다


저 위의 오퍼 중 같은 회사는 한 곳도 없다. 스샷 1개가 1개의 오퍼였다. 물론 최근에 받은 거 외에 오래전에 받은 것까지 포함해서 스샷을 올린 거다. 그리고 오퍼 중에 오타가 하나도 없는 것도 있었다. (놀랍게도 1개 회사인데 여러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다양한 포지션 제의를 받았는데 다 오타가 없었다. 좋은 회사인가?ㅎ)

 

여튼 그래서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정말 헤드헌팅 회사 직원으로서 누군가를 풀로 올리고 싶다면, 정말 회사 채용 담당자로서 누군가를 자기 회사로 데려오고 싶다면, 첫인상이 되는 이 오퍼에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신입사원 자기소개서 쓸 때 오타가 있으면 엄청 뭐라고 했던 사람들이 역으로 이러니 당황스럽다. 워드 파일이나 아래아 한글에 붙여 넣고 맞춤법 검사 한 번만 하면 잡힐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

 

표준어를 써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외래어를 지양해 달라는 것도 아닌다. 오타만 내지 말아 주세요.

 

기본입니다. 기본!

그래서 여러분들의 오퍼는 다 거절합니다.

 

2024.08.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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