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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입사할 때, 회사에서 (운이 좋으면) 교육시켜주는 것이 있다. 회사 사원증/뱃지를 하는 기준이 그것인데, 별도의 교육시간이 있다기보다 말로 해주는 것이다. 그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술자리에 가면 사원증을 벗고, 뱃지는 특별한 경우 아니면 달지 말아라

아니 뭐 당연한걸?이라고 생각한다면 다행이다. 근데 중요한 것은 저거 하나를 지키는 일이 아니다.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거에 맞춰서 나머지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안되기 때문에 회사가 욕을 먹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겠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내가 나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팀을 대표하고, 더 나아가 회사를 대표한다.

 

"내가 내 맘대로 입겠다는데 왜?"

"내가 나 편한 대로 일하겠다는데 왜?"

"내 말투가 어때서?"

 

이 모든 게 어느 꼰대/라떼가 와서 훈수 둬서 '보수적인 누군가가 잔소리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욕먹으면 결국 회사가 욕을 먹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예를 들어보자. 고객사와의 미팅에서 금융사 고객을 만나는데 내가 편하다고 후디+청바지+운동화로 갔다고 생각해보자. '그게 어때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고객 중에 임원이 나왔다고 하면, 당신은 여전히 '그게 어때서?'라고 생각할까? 당신이 편하다고 해서 결혼식장에 그렇게 입고 가진 않을 것이지 않은가. 근데 회사에서는 그게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물론 회사도 완전히 꽉 막혀있진 않는다. 당신이 후디+청바지+운동화를 입는 게 회사의 복장 가이드라인에 어긋나지 않으면 뭐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사 미팅이 있는 날에는 적당히 차려입으라는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가면 고객은 '와, 저 홍길동 대리는 옷을 진짜 편하게 입고 왔더라고'라고 하지 않는다. '와 OO회사는 옷 정말 편하게 입고 다니네.'라고 말한다.

 

그렇다. 당신이 회사의 명함을 파서 누군가에 준다는 것은 당신의 이름을 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당신이 회사를 대표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미팅에 나가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다 해주겠다!'라고 말하고 나온다면 고객은 '홍길동 과장이 그렇게 말했으니 책임져요'라고 하지 않는다. 'OO회사에서 말했으니 책임져요'라고 한다. 직원 한 명이 뱉어놓은 말에 회사가 통째로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인터넷으로 돌아다니는 '어느 회사는 어떻다더라~'라는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다니는지 생각해보자. 그 회사의 사규를 누군가가 읽어서 하는 말이라거나, 그 회사 사람을 여러 명 만나보고 통계를 내서 평균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단 한 사람의 이야기로 돌아다니는 이야기일 수가 있다. 모 회사에서 누군가가 회의실에서 유리컵을 던졌다고 '그 회사 기업문화'가 그렇다고 뒤에서 욕하듯이 다른 멀쩡한 사람이 옆에 있어도 회사가 다 같이 퇴색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당신은 회사 직원으로서 월급을 받고 있다. 당신이 사원증을 메고 있거나, 회사 뱃지를 하고 있거나, 회사 명함을 내밀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순간이라면 당신이 회사를 대표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당신이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면서 뱉는 말 한마디로도 회사 이미지를 통째로 바꾸기에는 충분하다.

 

진정한 나는 사원증을 벗은 후에, 개인이 존재할 수 있는 자리에서 마음껏 표출하자. 그런 순간이라면 당신이 술 먹고 사람을 때려도 회사가 욕먹지 않는다. ^^ (시니컬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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