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프로젝트를 하면 산출물을 피해 갈 수가 없다. 영어로 Output이라고도 하는데(누군가가 산출물을 번역해오라고 했더니 Calculation물이라고 돌려준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제발 그렇게 번역하지 말자), 결국 SI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증거 문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산출물은 프로젝트마다 필수로 요구하는 것들도 다 다른데, 그 이유는 그 고객사의 특정 때문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프로젝트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고객사에서 이번에 구축한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는 데에 필요한 산출물만 만들면 된다고 요구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중간 산출물보다 마지막에 유지보수를 위한 운영 매뉴얼을 더 강조하는 형태다. 보고서가 다 생략되기도 하고, 회의록도 필수로 요구하지 않기도 한다. 두 번째 예시는 만드는 시스템에 새로 개발하는 화면이 있는 경우면 화면 설계서가 필수 산출물로 들어가고, 화면이 없는 경우이거나 화면이 1-2개에 불과한 경우면 화면 설계서가 생략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의 포스팅은 필수와 필수가 아닌 산출물에 대한 것이다. 오늘은 어떤 산출물이든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기본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작성했다.
산출물의 기본 구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모르고 있다면, 만들어야 한다면, 다음의 구성을 참고해서 만들도록 하자. 이 기본 구성은 산출물의 양식이 파워포인트든, 워드든 상관없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영역이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1. 표지
모든 산출물에는 표지가 들어간다. 산출물이 파워포인트나 워드로 만들어진다면 표지가 1장을 다 차지하는 형태이고, 엑셀이라면 표지용 시트를 하나 따로 만든다.
표지에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명, 산출물 이름이 들어가야 하고 산출물의 버전도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에 추가로 고객사 로고와 수행사 로고 두 개가 같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 만약 고객사에 맞춘 산출물이 아닌 경우 산출물의 주인인 회사의 이름과 로고만 들어가도 충분하다. (하지만 대체로 SI 프로젝트에서는 고객사에 맞춘 산출물이 기본이기 때문에 두 개 다 넣는 게 맞다고 보면 된다.)
2. 재개정 이력
정식 산출물이라면 표지 다음에는 재개정 이력이 들어가야 한다. 표지와 마찬가지로 파워포인트와 워드는 별도 1장으로 만들고, 엑셀은 별도 시트로 만든다. 대신 재개정 이력은 내용에 따라 1장이 넘어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파워포인트와 워드 모두 산출물의 본문과 섞이지 않도록 별도 페이지로 구성해서 관리하는 것이 맞다.
재개정 이력이 무엇인고 하니 아주 단순하다. 산출물에 수정이나 변경이 발생했을 경우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보통 내용에는 개정 번호(버전), 개정 내용, 작성자, 작성일, 그리고 가끔 승인자를 넣는다. (승인자 포함 여부는 고객사 마음이다. 선택권이 있다면 최대한 넣지 말자 ^^)
재개정 이력을 작성할 때는 위의 예시처럼 0.1부터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촘촘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다. 매일매일 한 줄씩 쓰는 일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0.1 작성 시작(초안) 그리고 초안 작성 완료(보통 0.7), 동료 검토 완료/담당자 작성 완료(보통 0.8), 담당자의 상사 PL 또는 PM의 검토 완료(보통 0.9), 그리고 마지막 고객사 승인(보통 1.0). 이런 단계로 나뉜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0.2를 넣는다든지, 0.81을 넣는 일은 크게 의미가 없다. 마일스톤을 찍어준다는 느낌으로 작성하면 된다.
하지만 고객사에서 변경 요청을 해서 변경이 이루어졌다면 변경 이력에 다 적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화면 설계서라면 "인증번호 전송 팝업 추가"라고 명시하거나, "스크롤 방식 대신 페이징 방식으로 변경"라고 적어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만약 1.0까지 본 사람이 1.2를 만나면 무엇이 변경되었는지 한 번에 확인하기 좋기 때문이다. 일일이 정독하면서 틀린 그림 찾기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불친절한 산출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승인자가 있는 산출물을 적는다면, 고객사의 담당 직원의 이름을 적어주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당연히 그 사람이 승인을 했다는 것을 서로 인지할 수 있도록 어떠한 합의나 서면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사인받을 자신이 없거나 고객이 확답을 안주는 사람이라면 1.0을 찍고, 승인자에 고객의 이름을 넣고, 메일이나 쪽지로 보내드리도록 하자. 아주 공손하고 겸손하게 수정사항이 있을 경우 반영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만약 답장이 없다면 승인받은 거다 ^^
3. 본문
각 산출물의 본문이 들어간다. 이는 산출물 별 템플릿이나 작성 양식을 따라서 작성하면 된다. 고로, 이 포스팅에서는 생략하겠다.
산출물은 한 사람의 담당자(보통 사업관리)가 일괄로 기준을 정해서 만들어두는 게 최고로 좋다. 각자 만들어서 작성하길 기대하면 마지막에 모든 산출물을 통일시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니 사업관리는 프로젝트 착수 전과 직후에 후다닥 산출물을 만들도록 하자.
그리고 큰 프로젝트일수록(=낯선 사람이 많은 프로젝트일수록) 작성 가이드를 추가하는 것을 잊지 말자. 파워포인트라면 예시 장표를, 엑셀이라면 예시 시트를 첨부해서 넣어주면 된다. 그게 어렵다면 참고 산출물을 주면 명확해지기도 한다. 이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중의 고생을 줄이기 위해서...!
'슈르의 오피스라이프 > SI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갑이 되는 법] 요구사항은 분석/설계 기간에 다 나와야 한다 (0) | 2021.12.15 |
---|---|
[SI이야기] 내 고객이 누군지 알면 일이 쉬워진다 (6) | 2020.12.30 |
[SI이야기] SI프로젝트에서 사업관리가 하는 일 (0) | 2020.06.18 |
[SI이야기][산출물] WBS를 만들어보자(정의, 작성 예시) (8) | 2020.06.17 |
[SI이야기] SI 계약 방식, 턴키(Turn key)방식과 맨먼스(Man Month)방식의 장단점 (2) | 2020.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