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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R&R(Role & Responsibility)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영업, PM, PL에 이어서 오늘은 '사업관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지난 포스팅 참고>

2020/05/08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SI 이야기] - [SI이야기] SI업계의 영업이 하는 일

2020/05/12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SI 이야기] - [SI이야기] SI업계에서 SI 개발자가 하는 일

2020/05/15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SI 이야기] - [SI이야기] SI업계에서 SM 운영자가 하는 일

2020/05/20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SI 이야기] - [SI이야기] SI프로젝트에서 PM이 하는 일

2020/05/22 - [슈르의 오피스라이프/SI 이야기] - [SI이야기] SI프로젝트에서 PL이 하는 일


0. 사업관리란?

'사업관리'라는 단어가 동사로 들릴 수 있지만(i.e., '사업을 관리한다'), 사실 명사로도 보편적으로 쓰인다. 조직도에도 떡하니 '사업관리 : 김길수 부장' 이렇게 쓴다. 그렇다고 호칭을 'PM님~'하듯이 '사업관리님~'하진 않는다. OOO 부장님~이라고 그냥 이름으로 부르는 게 보편적이다. "PM이 누구세요?"처럼 "사업관리가 누구세요?"라고 말하지만, 그 사람을 부를 때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업관리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안방마님'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곳간의 열쇠를 들고 있는 사람.

 

아직도 회사에서 사원급 직원에게 사업관리를 하라고 하면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 이유가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못해서라면 인정하지만 만약 무능한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착각한다면 오늘 그 오해를 거둬들이기 바란다. 사업관리는 정말 엄청난 일이다.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

 

 

1. 사업관리는 돈을 쥐고 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돈을 들고 시작한다. 물리적으로 돈을 들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사업관리의 승인 없이 나갈 수 있는 돈은 1원도 없다. 계약을 진행하는 것도, 돈을 지급하는 것도 사업관리다. 사업관리가 1차로 승인하지 않으면 PM에게 넘어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큰돈만 관리하냐? 아니다. 석식대를 제공한다고 하면 프로젝트 인력이 식대로 얼마를 쓸 수 있는지도 정하고, 어디를 갈 수 있는지 정하기도 한다. 심야 택시비에 대한 규정도 정할 수 있다. 회사의 사규와는 또 다른 문제다. 회사의 사규가 없는데 만들기도 하고, 회사의 사규보다 더 빡빡한 기준을 만들기도 하고, 회사 사규보다 더 유연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걸 정하는 것은 예산을 잡고 돈을 움직이는 사업관리다.

 

회식이 하고 싶다, 회의를 하는데 과자를 사고 싶다, 사무실에 사무용품이 필요하다. 이럴 때 내 돈이 아닌 프로젝트 비용으로 이걸 해결하고자 한다면 무. 조. 건. 사업관리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PM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물론 엄밀히는 PM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예산 무시하고 돈 쓰는 PM은 없다. 사업관리와 협의해서 정한다)

 

 

2. 계약과 검수는 그에게 달려있다.

때로 사업관리가 돈만 관리하는 재무담당 비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사무실 비품을 채워 넣고, 커피믹스 떨어지면 챙겨야 하는 그런 사람. 마트 가서 장을 봐오는... 그런 단순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사업관리는 계약과 검수를 진행한다. 

 

2.1 계약

슈 과장은 사실 PL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단 한 번도 계약서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사업관리는 (PM도 그렇겠지만) 모든 계약서를 다 검토한다. 틀린 문구가 있는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지도 본다. 법무팀의 검토가 필요하면 그 요청도 사업관리가 진행한다. 계약 관련된 내용이 필요하면 사업관리에게 요청하면 다 나온다. 물론, 영업이 계약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영업이 처음의 계약까지만 챙긴다면(사업을 따냈다!), 그 계약에 따른 모든 행정적 절차까지 챙기는 게 사업관리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 관련해서 시끄러워지면(문제가 생기면) 사업관리는 반드시 불려 간다. 계약이 진행된 배경(히스토리)부터 내용, 금액, 모든 확인은 사업관리에게 오게 되어있다. PM도 같이 하지만, PL이 실제 디테일한 업무를 챙기듯이 계약도 사업관리가 디테일을 챙기게 된다.

 

2.2 검수

검수도 중요한 부분이다. 계약서를 보면 대금지급이 어떻게 이루어진다고 쓰여있는 부분이 있다. SI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지만 기간도 그만큼 길기 때문에 마지막에 대금을 다 지불하진 않는다. (그 사이에 일부 업체는 도산할 수가 있다. ^^) 그래서 1차 지급, 2차 지급, 최종 지급 등 단계를 나누어서 지급하는데 SI에서 보통 정해져 있는 기준과 방식이 있다. 그 대금지급이 이루어지려면 항상 그에 맞는 증빙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걸 챙기는 게 사업관리의 일이다.

 

예를 들어, 솔루션 업체가 회사의 솔루션을 납품하기로 했다고 치자. 그러면 1차 지급은 솔루션 설치 후 지급할 수가 있다. 2차나 최종 지급은 그 솔루션의 설치 외에 기능 테스트가 들어가게 된다. 이런 걸 '검수 조건'이라고 한다. 그래서 1차 검수를 위해서 '설치 내역서'라는 걸 요구하게 된다.

 

산출물 자체는 솔루션이 제대로 작동한 다는 걸 증명하는 스크린 캡처를 넣어서 솔루션 업체가 작성한다. 그리고 그게 맞다는 것을 PL이 확인을 1차로 하고, 그다음에 PM이 2차로 사인을 한다. (사인의 단계는 다를 수 있다.) 사업관리가 그 과정에서 사인하는 것은 없다. 사업관리는 엄밀히는 그 솔루션의 기능이나 적합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PM까지 사인한 내역서가 제대로 작성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사업관리의 몫이다. 그리고 그걸 근거로 검수가 되었음을 증빙으로 올리고 대금지급을 진행하는 것이 사업관리다. (이런 증빙자료 역시 사업관리에게 요청하면 다 볼 수가 있다 ^^)

 

3. 보고서도 작성한다.

특정 보고에는 사업관리 영역의 보고가 항상 들어가 있다. 인력 Rolling 관련한 보고는 사업관리가 작성하게 되어있다. 예를 들면 '금주에 2명이 새로 들어왔고 차주에 1명이 들어올 예정이다.'라는 인력 투입 관련 보고를 하게 된다. 이게 뭐가 중요하냐 싶겠지만, 인력이 몇 명이 있냐에 따라서 사무실의 자리, 장비, 출입 등 많은 것들이 고려가 된다. 그걸 우리만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고객도 항상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도 자기 건물에서 남이 일하는 건데 몇 명이 있는지 어디에 앉아있는지는 알아야지... 거기에다가 출입 승인이나 장비 발급은 다 고객이 해줘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언제나 명확하게 미리미리 알려야 한다. 안 그러면 건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일도 못하는 인력이 덩그러니 방황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 (참고로 이 상태에서 돈은 나가는 것이다.)

 

그 외에 계약 진행이라든지 검수 관련된 내용도 사업관리가 보고하게 된다. 하드웨어 계약이 다 되었다든지, 계약의 어느 단계에 있고 언제까지 완료될 걸로 예상된다든지. 사업관리가 항상 챙긴다. 프로젝트 초반(계약)과 마지막(검수)이 일이 많아서 지옥 같은 게 사업관리다.

 

4. 프로젝트의 인력에 대한 모든 정보를 그는 알고 있다.

프로젝트를 들어가면 인력별로 이력 및 자격 증명을 해야 하고 고객사의 건물에서 근무하게 되면 그에 맞는 행정적 절차를 다 거쳐야 한다. 이때 무슨 서류를 내고 무엇을 증빙으로 내야 하는지를 다 알려주는 게 사업관리다. 기본적으로 그래서 사업관리는 투입 인력의 이력서, 졸업증명서, 자격증명 등 모두 다 받아서 보게 된다. (사진도 포함 ^^) 주민번호는 기본이고 어떤 경우는 가족 관계까지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PM도 모르는 개개인의 정보를 다 알게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업관리를 툭툭 찌르면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가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에 수행 인력으로 들어갈 때 '나랑 가장 무관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게 사업관리인데... 사업관리와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할 수는 있어도 한 번만 이야기하는 건 불가능할 정도로 모든 걸 다 챙기는 사람이다. 잘 보여서 절대 손해보지 않을 사람이다. ^^ (사랑해요 사업관리~!)


혹시 내가 어쩌다가 사업관리를 하게 되었다면, '내가 개발자로 입사했는데!'라고 분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프로젝트의 관리 포인트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사업관리를 '지원'하는게 역할이라면 책임도 없다. 사업관리는 계약에 얽혀있는 사람이라 문제 생기면 되게 머리 아픈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 일을 옆에서 지원한다는 건 많이 배우지만 안전한 위치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커리어가 사업관리가 되진 않을 테니 걱정 말고, 좋은 기회에 배운다고 생각하도록 하자. 웬만큼 큰 프로젝트가 아니고선 사업관리가 2명인 경우는 없다. (아주 작은 프로젝트는 PM이 사업관리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빨라야 과장급이 사업관리를 혼자 하지, 대리 이하의 직원이 혼자 하는 경우는 (거~~~ 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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