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때 6-8cm 힐을 항상 신고 다녔다.
그게 신입의 정장에 어울리는 신발이기도 했고,
뭔가 신경쓰고 다녀야하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서 어쩌다 혼자 있을 때는
계단(구두)에서 내려와서 발을 쉬게 해주느라 바빴다.
사무실을 보면 자리에 슬리퍼를 놓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짐을 늘리기 싫기도 해서 그냥 맨발로 있기도 하고.. 그랬었다..
참고로 지금은 발이 잦은 혹사로 이제 힐을 신지 못하는 발이 되었다...
불행히도 단화를 신고 아장아장 다니고 있다.
말이 아장아장이지 참 당찬 걸음을 가지고 있는 슈과장이다.
쨌든, 이렇게
슬리퍼를 사무실에 두고 일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게 요즘 오피스의 모습이다.
과연 슬리퍼는 사무실에서 어떻게 신고 다녀야 욕을 안먹을까?
우선 참고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원래' 어떻게 하는게 정석인지 이야기해보겠다.
'원래'는 출퇴근길에 운동화나 단화를 신고
사무실에 들어가면 구두로 갈아신고 일하는게 맞다.
내가 구두를 신은 이유가 회사에서의 적절한 용모를 갖추기 위함이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은 반대로 한다.
열심히 구두를 신고 출근을 해서
사무실에 도착하면 훌러덩 벗고 슬리퍼를 끌고 다닌다.
외부에서 나를 보는 시선 때문에 구두를 신었다는 듯이 말이다.
기왕 사무실에서 슬리퍼를 신는거, 제대로 신자.
신입이 슬리퍼 끌고 다녔다가 누군지도 모르는 회사 선배에게 끌려가서 혼나지 말고.
우선 자리에 도착하면 사무실의 슬리퍼로 갈아신는다.
구두는 책상 아래에 다소곳이 놓아두거나, 어디 안보이는 곳에 잘 둔다.
주의해야하는 것은 이 슬리퍼는 책상 아래에서 나와선 안된다.
한마디로 내 자리에서만 신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조금 더 나아가 (많이 봐줘서) 옆자리 사람이랑 이야기할 때 슬리퍼를 보여도 된다.
하지만 절대. 절대. 절대. 그 이상 어딘가를 걸어갈 때는
반드시 그 슬리퍼를 벗고 구두로 돌아와야한다.
팀장이 불렀다? 그럼 바로 갈아신고 후다닥 가야한다.
프린터에 인쇄한걸 찾으러 간다? 갈아신고 가져와야 한다.
화장실에 후다닥 다녀온다? 나 혼자 가는건데? 갈아신고 다녀와야 한다.
기본적으로 기준을 세우라고 하면
슬리퍼의 질질 발자국 소리가 발생하면 안된다.
그러면 내가 걸어야 하면 무조건 신발을 갈아신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회사는 그런 문화가 아니에요."
"우린 복장 자유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생긋 웃어보이며 대답해주겠다.
"사람이 기본 예의는 있어야지 ^^"
슬리퍼가 너무나도 편해서 구두가 싫다면
그 중간, 질질 끌지 않아도 되는 신발을 갖추도록 하자.
아직 회사에는 슬리퍼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 잊었다가
괜히 지나가다가 욕먹고 분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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