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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매큐 매커너히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 때문에 보게 된 영화였다. 그런데 웬걸, 매튜 맥커너히는 장르의 전환이 획기적인 요소의 전부였다. 오히려 타이 셰리던이라는 놀라운 재목을 발견했다!


배경이 아칸소인 것도, Mud가 사람을 죽인 것도 중요한 영화가 아니었다. 소년 엘리스의 삶 하나에만 집중하기에도 충분한 영화였다. 2시간이 넘는 영화를 꾹꾹 참아가면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아이 하나였다. "Yes, Sir"라고 아버지에게 대답하는 무뚝뚝함과, 짧게 짧게 말하는 그 서툰 모습들에서 작가/감독은 이 아이의 캐릭터를 잡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싶었다.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 영화는 시작하고 또 거기서 끝이 난다. 소년 엘리스의 "왜?"의 질문에 모두 "사랑하니까"라는 대답을 한다.


이 영화에는 14살짜리 소년이 감당하고 이해하기에 너무 다양한 사랑의 양상이 펼쳐진다. 부부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오래된 연인의 사랑, 10대의 풋사랑 등... 근데 어린 엘리스의 눈에는 모두 동일한 사랑이다.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사랑을 해서 자식을 키우는 것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연인을 다시 만나고 찾고 싶은 것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연애를 하는 것이고 등... 엘리스에게는 누군가의 사랑이 더 위대하고, 누군가의 사랑은 지키기가 더 어려운 게 아니었다. 14살짜리 소년이 도둑이 되어가면서까지 지켜주고 싶어 하는 것, 남의 사랑이어도 자신이 아는 사랑과 같다고 판단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런 소년에 비춰진 우리 어른들의 사랑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 자기 합리화와 변명으로 가득 찬 것인지 보면 나까지 내 지난 사랑에 대해 반성하게 했다. 마지막에 엘리스는 머드에게 비겁하다고, 나약해서 도망치는 거 아니냐며 소리를 지른다. Mud 한 사람에게 한 말이었지만, 어른들 모두의 사랑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는 소년의 사랑과 어른의 사랑을 적정선에서 수렴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엘리스는 자신의 사랑의 정의를 한 단계 더 넓히게 된다. 첫사랑을 놓아주며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고, 자신에게 향한 부모의 사랑, 부모님 나름의 사랑의 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엘리스를 통해 부모님은 자신이 잃었던, 퇴색하게 방치해두었던 사랑을 다시 바라보고 나름의 화해/타협을 하게 된다. Mud도 자신의 지고지순한 사랑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사랑을 할 수 있게 된다.


사랑에 대한 감성을 14살짜리 어린아이가 아이와 어른의 세계를 병행해가면서 나타내기 참 힘들었을 것 같은데, 기특하게도 타이 셰리던은 그걸 참 잘 해낸다. 그의 다음 작품, 그의 향후 연기 세계가 기대된다.

 

추가로 네크의 삼촌 갤런이 등장하는데, 강에 잠수해서 조개 또는 버려진 물건을 줏어오는 일로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처음엔 단순히 네크의 삼촌으로 대충 봤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이 삼촌의 존재 의미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이름의 Mud라면 이 삼촌은 그 진흙에서 보석을 발굴해내는 역할이랄까... 영화 마지막에도 등장하며 강바닥에서 보물(물건)을 발굴해내는 그를 보면서 어쩌면 영화 <Mud>는 결국 이런 영화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진흙(Mud)에서 보물(사랑)을 건져 올리는 영화...


14살 사춘기 소년의 사랑에 대한 성장통, <머드>였다.
여느 로맨스/가족 드라마와 한 차원 다른 스토리를 넣었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영화였다.
근데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지루해서. 조금 마이너스....


명대사>

I love you

여자 친구라 생각했던 May Pearl에게 Ellis가 마지막으로 하는 말. 이 세 단어에 엘리스가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모든 정의, 감정, 중요성이 다 묻어 나왔다. 한마디로 절대적인 가치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Love라는 단
어가 영화에 총 21번 등장하는데 이 대사가 Ellis의 사랑을 대변하기에 완벽했다.

 

2014.06.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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