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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PPT 형식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슈 과장, PPT로 보고서를 작성해오세요"

라는 단순한 업무 지시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하고 돌아서서 자리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뜯을 것인가?

 

 

아니다. 그 업무를 지시한 사람(이하 팀장)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이건 필수가 아니다)

다음의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 물어보자.

 

물어봐야 하는 것은 육하원칙의 내용과 동일하다.

 

1. Who : 누가

   - 누가 보고하는 건가요?

   - 누구에게 보고하는 건가요?

   - 누가 작성하는 건가요?

 

2. When : 언제

   - 보고일이 언제인가요?

 

3. Where : 어디서

   - 보고는 어디서 하는 건가요?

 

4. What : 무엇을

   - 무엇을 얻기 위한 보고인가요?

 

5. How : 어떻게

   - 어떻게 보고 하나요?

 

6. Why :

   ... 웬만하면 왜는 묻지 말자...

 

왜 이런 질문을 해야 하냐,

하나씩 설명을 시작해볼 테니

읽으면서 그렇구나. 하고 수긍하기를 바란다.


1. Who : 누가

   - 누가 보고하는 건가요?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해서 그 보고자가 나라는 법은 사실 없다.

     "보고는 내가 할 건데, 자료 좀 만들어줘" 일 수도 있고

     "(당연히) 보고는 슈 과장이 하는 거지"일 수도 있고

     진정한 막장은 "누가 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만들어둬, 해야 하긴 하니까"일 수도 있다.

 

     그럼 왜 물어봐야 하냐.

     우선, ① 보고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자료를 검토하고 승인하는 사람이 정해진다.

     내가 자료를 만들었는데, 이 자료로 보고할 수 있다는 걸 누가 확인하고 오케이를 해줄 것인가?

     팀장이나 나 둘 중에 한 명이 보고를 하는 거라면 두 명의 마음에 들면 되는 일이다.

     쉽게 말해 둘이서 상의하고 둘이 협의가 완료되면 보고서의 메시지는 나온다.

     하지만 보고하는 사람이 예를 들어 김 차장이다. 그러면 일이 조금 더 커진다.

     김 차장의 의견까지 조율되어야 하고 난 정말 보고서 만드는 장표 쟁이가 되는 일이니까.

     이마저도 팀장이 같다면 팀장 아래에서 줄을 잘 맞추면 일이 끝나게 되어있다.

     하지만. 옆 팀의 이 차장이 발표한다. 그러면 정말 많이 복잡해진다.

     옆팀의 팀장까지 오케이 해야 하니까.

     >>> 쨌든, 그래서 확인해야 한다.

            쉽게 말해 "슈 과장 수고했어. 퇴근해도 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 것이다.

 

    둘 ② 보고하는 사람의 보고 성격이 PPT의 성격이 된다.

    대학생 조별과제를 할 때는 PPT를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하고,

    발표하는 사람은 그걸 줍줍 해서 모두 앞에서 샤랄라 발표하고 조별과제 점수를 다 챙긴다고 생각하고 했다.

    하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다.

    보고하는 사람이 말하고 보고하는 사람이 책임지는 구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보고하는 사람이 원하는 내용, 원하는 메시지를 담는 게 원칙이다.

    이 사람이 도형/구조를 좋아하면 그걸 넣고, 예쁜 걸 좋아하면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

    심지어 강조 표시도 굵은 글씨, 빨간색 서식이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보고를 하는 사람, 즉 전쟁터에 들어가는 사람을 위해 장표를 만드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기본자세다.

    내가 아무리 장표를 내 기준으로 잘 만들어도, 보고하는 사람이 못하면 그 보고는 망한 거다.

  

    실제로 장표 한 장에 도형 몇 개, 화살표 몇 개, 문장 몇 줄 쓴 게 전부인 장표를 만들어달래서 드렸는데

    그걸로 5년 발전 방향에 대해 설을 풀고 온 사람이 있었다.

    보면서 속으로 '내가 만든 장표가 그런 내용이었다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후문.

 

    물론,

    "난 아무것도 몰라~ 슈 과장이 주는 대로 할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땐 대충 해서 드리면, 대충 잘하시거나 대충 망치실 거다. ^^

 

 

  - 누구에게 보고하는 건가요?

    혹시, 그게 뭐가 중요하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생각하기를 바란다.

    왜? 보고 받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보고서의 내용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내가 팀장님에게 보고하는 것과 팀장님이 본부장님에게 보고하는 것의 차이가 있을까?

    그럼 본부장님이 사장님에게 보고하는 것은 똑같은 보고서로 가능할까?

    답은 아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가 팀장님에게 보고하는 자료는 20장이어도 될 수 있다.

    표지, 목차, 간지, 백업자료까지 다 해서. 최대한 상세하게 오밀조밀하게. 작성할 수 있다.

    팀장님은 그중에서 '백업'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내용,

    본부장님의 바쁜 일정에서 빼줄 수 있는 내용은 다 지우고 결과와 시사점을 채우고 보고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본부장님은 그 모든 걸 다 본인 머리에 넣고 소화시킨 후, 사장님에겐 결론만 보고해야 할 수도 있다.

    장표가 더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간단. 명료. 일개 평사원인 나와 달리 임원들은 매우 바쁜 사람들이다.

 

    자, 그래서 '누구에게 보고하는 건가요?'라고 물어보자.

    심지어는 보고 받는 사람이 우리 회사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회사에게 고객일 수도 있고, 고객이 될 사람일 수도 있다.

    그에 따라 장표의 목차는 물론, 내용, 어조가 다 달라져야 한다.

    그러니 꼭. 물어보자.

 

    물론, "난 제너럴한, 누구에게도 쓸 수 있는 자료를 만들고 싶어"라고 말한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듣는 사람은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니군'이라고 느낄 것이다.

    그렇게 대충 해도 되는 보고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

 

 

   - 누가 작성하는 건가요?

     놀라운 질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건 마치 일을 내가 하는 거냐?라는 식으로 제 3자처럼 일에서 한발 물러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회사마다, 조직마다, 보고마다 꼭 1명의 보고서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혼자 보고서를 만드는 일은 드물게 있고, 거의 항상 여러 명이 같이 작업하는 장표를 만들었다.

     발표/보고하는 사람, 장표를 만드는 사람들, 내용을 확인하는 사람, 보고를 받는 사람.

     이해관계자가 둘인 경우는 보고라고 하기에 부끄럽고 회의 정도에만 있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누가 작성하나요?"라는 질문은

     "저는 누구랑 협업하는 건가요?"라는 질문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된다.

 

     이 질문의 의미는 무엇이냐...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이 있는데 ① 나의 위치에 대한 정의가 된다.

     예를 들어 "응, 김 차장, 이 차장, 박 대리하고 같이 작업하게 될 거예요"라고 대답이 온다면

     슈 과장인 나는 "아, 내가 중간에서 본문 장표를 만들고, 붙임 장표는 박 대리가 지원하면 되겠구나"라는 식으로

     대략적인 견적을 낼 수가 있다.

     그리고 "김 차장님이나 이 차장님이 리딩을 하시겠구나"라고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직책과 상관없이 획기적으로 과장이 리딩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그런 경우는 여기에서 가정하지 않겠다. (헷갈리니까 ^^)

 

     참고로, 여러 개의 부서가 같이 작성하는 경우라면

     주관부서의 사람들이 직책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에 올라갈 수 있다.

     내가 주관부서가 아니라면 순전히 '지원하는 슈 과장'이 될 수 있으니,

     주관부서 대리가 나보다 더 중요한 장표를 만드는 보고서가 될 수 있다는 점, 감안해야 한다.

     (상대방이 차장, 과장, 대리 어떤 직책이든 나이가 몇이든 상호 존중합시다 ^^)

  

     두 번째는 ② 협업이냐 아니냐에 따라 작업 방식이 조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작업하는 경우라면 스토리라인도 내가 잡고, 장표도 내가 만들기 때문에

     공통 기준을 미리 잡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다.

     공통 기준은 뒤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는 여러 명이서 작업하기 위해서 잡혀야 하는 체계와 가이드 같은 것이다.

     그런 기준 없이 작업하면 나중에 취합해서 1개의 보고서로 만들기 위해

     취합하는 사람의 엄청난 막일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체계를 잡는 게 중요한데,

     모두 자기만의 일하기 방식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생각보다 큰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질문은, '팀 꾸리기' 작업의 유무 판단을 위한 중요한 질문이다.

 

     당연히 혼자 한다.라고 한다면 생략해도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어찌 사람이 혼자 일하고 혼자 살겠습니까.. 알아두면 좋은 일하기 방식이다.


이상 이번 포스팅에서는 '누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더 생각나면 계속 채워가겠지만....

일단 '누가'에 대한 질문은 다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누가) (누구)한테 보고하는 건데 나의 역할은 (무엇)이다."

 

 

다음 포스팅은 '2) 언제'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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