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피스 2019를 저렴하게 구한 후기

PC를 최근에 새로 샀습니다. 오피스를 같이 구매하지 않아서 오피스가 없었는데, 한 달 무료로 온 것이 M365여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버렸습니다. (카드 정보 입력하고 한 달 후에 월 사용료를 받겠다고 해서 무서워서 안 했어요.) 오피스 없이 살려고 하니 미쳐버릴 것 같았어요. 슈르딩은 읽은 책의 목록도, 본 영화의 목록도, 가계부도 다 엑셀로 관리하는 사람이었던지라 오피스 없이는 살 수가 없거든요. 주위에서 이제 구글을 이용하라고 했는데 가계부를 도저히 클라우드에 올릴 수가 없었어요. 보안에 대한 걱정도 있고, 뭔가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싫었달까요? 거기에다가 오피스 단축키 없이 엑셀을 하라고 하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수소문했습니다. 주위에 대부분 '구글 쓰는데?'라거나 '난 옛날에 정품 사서 갖고 있지'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는 게 의외였습니다. 오피스는 정품을 사거나 쓰지 못하거나 두 가지밖에 없다는 듯한 답변을 들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나는 오피스 없이는 못 산다'는 결론을 내리자마자 최저가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충격이 왔습니다. 가격이 다 정품이라는 게 편차가 어찌나 이렇게 많은지... 뭐가 정품이고 정말 정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엇을 사는 게 맞는지, 누구에게 사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검색하고 상품 설명을 읽었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위의 질문을 했던 사람들에게 추가 질문을 던졌는데 이번에도 놀랍게도 일관된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정가를 주고 사지 않는 한 조금 저렴하게 사든 많이 저렴하게 사든 다 정품이지만 합법은 아닐 것이다.'

 

적당히 3만 원짜리라도 사려고 했던 슈르딩에게 경종을 울리는 멘트였습니다. 그래서 검색해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가격, 조건, 그리고 리뷰가 좋은 곳으로 골라서 결제했습니다. 쿠팡에서... 오피스 2019... 3900원.!

 

이게 정말 되는 거야? 하며 걱정 반, 의심 반, 설렘 반 (합산이 1이 넘네요... 하하)으로 결제를 했습니다. 어차피 실패해도 3900원이니 뭔가 새로 배웠다고 생각하자고, 혹시 1년 쓰다가 인증이 깨지면 본전 건졌다고 생각하고 쓰자는 마음으로 말이죠. 3만 원짜리였으면 그런 합리화는 불가능했을 텐데, 3900원은 커피 한잔(놀랍게도 모든 비유는 스타벅스다)도 안 되는 가격이었기 때문에 결심을 하고 질렀습니다(?).

 

검색해보면 3900원보다도 더 싼 제품들이 나오는데 왜 이걸 했느냐.... 물으시면 리뷰가 많은 것도 있었고, '사은품 증정'에 넘어간 것도 한몫했습니다. 사은품이... 윈도우 10 제품키였거든요. (후기를 남긴다는 조건을 충족하면...!)

 

그리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무조건 싼 거 샀어야 했나 싶기도 한데, 일단 3900원이어도 만족하니 그 질문들은 패스하렵니다.ㅎ

 

 

결제는 오전 11시 45분, 제품키는 1분 후인 11시 46분에 왔습니다. 회사에 있어서 당연히 인증을 해볼 수 없었죠. 하지만 메일이 일단 왔다는 사실에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메일에는 설치 매뉴얼과, 제품키가 있었습니다.

 

 

퇴근하고 설명서에 나온 대로 하나씩 따라서 시작했습니다. 순서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1) 기존 오피스를 다 제거한다(재부팅 필수), 2) 제공해주는 링크에 있는 설치 프로그램을 받는다, 3) 오피스를 설치한다, 4) 인증키를 입력한다. 끝!

 

처음에 오피스를 다 삭제하고 별도 설치 파일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크랙인 줄 알고 안 하려고 했는데, 쿠팡에 어떤 분이 후기를 남겨서 기업 OEM용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해서 바로 납득하고 결제를 했습니다. (결국 저 후기 때문에 여기서 구매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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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피스 2019를 무사히 설치하고 나니 정말 신세계입니다. 오피스 없이 살았던 시간 생각하고, 오피스 어떻게 구해야 하나 고민했던 시간이 3900원으로 해결되는 거였다고 생각하니 어찌나 한심한지 모르겠습니다.

 

내친김에 M365도 사뒀습니다. 평생 계정이라고 하네요. 이제 MS가 점점 구독형으로 변해갈 텐데 평생 계정 하나쯤은 갖고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3200원!!) 그리고 후기도 정성스럽게 남겼습니다. 윈10 제품키도 받으면 다른 PC에 윈10을 설치해주고 M365를 설치해주려고 합니다!!!

 

혹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3900원 짜리도 문제없다는 사실을 강조해드리고 싶습니다. 대신 판매자가 믿을 수 있냐는 매우 중요한 것 같으니, 나름의 체계도 있어 보이고 리뷰 어느 정도 있는 곳에서 구매하시기를 바랍니다.

 

* 여담으로 개인들이 이렇게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내버려 두는 빌 게이츠 님에게 진심 어린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회사에서는 기업용 MS 윈도우/오피스/M365 모두 사용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